다리미에 천이 눌어 붙은채로 방치 된지 N개월이 지났다. 섬유가 눌러붙어서 까맣게 탄 다리미를 볼 때마다, 세워서 쓰는 스팀 다리미(블라우스 용)를 살까도 싶었는데, 그건 그거고 이 다리미를 살려야겠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그러다 알게 된 '다리미 지우개'. 일본제라서 사기가 망설여졌지만, 국내에서도 얼른 이런 제품을 만들어서 팔아달라! 강력하게 외치면서 부득이 구입하게 되었다.
다리미가 눌러 붙었을 때를 검색해보니, 대부분 굵은 소금을 이용하거나 치약, 베이킹소다 등을 이용해서 힘을 이용해 때를 벗겨내는데, 상체 근력이 지극히 부족한 나에겐 매우 어려운 미션이었다. 따라서, 이 다리미 지우개를 활용해본 후, 정 안되면 포기해야지 하는 생각까지 가지고 있었다.
그렇게 1만원이 넘는 돈을 주고 산 탄 다리미 지우개. 어떤 원리인지, 뒷면이 일본어라 잘 알기 어려웠지만, 블로그 후기를 찾아보니, 열로 인해 지워지는것 같다길래 열을 가한 후, 저 지우개를 문질러 보기로 했다. 처음엔 딱풀 같은 느낌의 지우개였는데, 열을 가하고 이렇게 문지르니 지워지기 시작했다. 처참한 몰골의 내 다리미의 모습. 사실 물티슈로 조금 문질러서 지우긴 했는데, 그래도 티도 안났다. ㅠㅠ
다리미 지우개를 사용한 후, 깨끗해진 내 다리미. 다만, 주의 사항이 있다면, 이게 일본어로 되어 있어서 괜찮은 성분으로 만들어진 것인지 모르겠다는 점이랑, 스팀 다리미에 열을 가한 상태에서 문지르면 연기가 난다는 점이다. 그 연기를 쐰 내 눈과 얼굴, 피부는 어떤 영향을 받은 것인지 좀 불안해졌다. 국산으로 안전한 제품이 빨리 나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 다리미 지우개.
사용을 하다보면 지우개가 닳는다. 처음엔 블로그에 있는 것처럼 저온으로 했는데 그러다보니 힘만 들고 잘 지워지지 않는 느낌이라 고온으로 하고 지우개를 박박 문질렀다. 그랬더니 주룩주룩 때가 흘러내리면서 지우개가 닳기 시작했다. 지우개라는 표현이 적절한 것이 열에 녹아 뚝뚝 떨어지는데, 신문지를 깔고 나서 해야지 아니면 나처럼 2차로 딱딱하게 굳은 지우개를 떼기 위해 또 열을 가하고 닦아내는 작업을 해야 한다.
뚝뚝 떨어지는 촛농같은 다리미 지우개를 무시하고 박박 긁어대다 보면, 이렇게 깔끔해진 예전에 내가 처음 만났던 다리미를 만나게 된다. 만원을 투자할만한 가치가 있는지 물어본다면? 본인이 얼마나 물건을 소중하게 느끼는지에 따라 다르지 않을까? 사실상 다리미는 요새 저가형도 많이 나와서 인터넷 최저가로 사면 싸게 구입할 수 있긴 한데, 이저 다리미는 내가 최소 1-2년은 더 써야겠다고 생각한 제품이라, 일단 고쳐 쓰자 생각했다.
다만, 소금이나 치약처럼 근력이 많이 필요한 건 나의 경우 반영하기 어려워서, 어쩌다 구입한 제품인데 생각보다 훨씬 잘지워져서 놀랐다는 점. 그리고 일본제라는 게 아쉬웠다는 점. 구매 추천을 할지 말지는 고민된다는 점이 소감이라면 소감이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