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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이야기

2018 최저임금과 제너럴리스트, 스페셜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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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최저임금이 오르면서 기존 재직자들의 연봉과 현재 입사자들의 연봉이 같아지는 기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현재 입사자들의 연봉을 낮춰서는 안되고, 그렇다고 기입사자들의 연봉 또한 그대로 둬서는 안된다. 기업의 구조적인 연봉 개편이 필요해진다. 그만큼 경력 1년에 기업이 생각하는 연봉 인상폭이 낮았다는 말이 된다. 물가상승률보다도 낮겠지. 지금 2018년 최저임금을 받고 입사하는 사람들은 내가 4년차에 받던 연봉보다 많이 받는다. 그렇다고 억울하지는 않다. 분명 내 주변인이 최저임금 상승으로 기뻐하고 있으니까, 나도 기쁘다.



최저임금이 높아지면서 기업들은 우리가 본래 생각해야 했던 '연봉 테이블 개편'이 아닌, 허리띠 졸라매기를 하고 있다. 최저임금에 맞춰 연봉 인상 퍼센트를 전체적으로 하향 평준화하는 모양새가 보인다. 예를 들어, 연봉 2,000만원의 신입이 1년 이후에 6퍼센트의 연봉 인상률을 주기로 기존에 테이블이 짜여져 있었다면, 5퍼센트로 낮추는 식으로 전 직원에 대한 연봉인상 기대 심리를 낮추고 있다. 이는 기 근로하던 직원들에 대한 배반의 행위다. 또한, 상여금 제도를 없애고, 기 지급되던 상여금을 연봉 테이블에 포함하여, 월할 분할 적용한다. 근로 계약서에 기재되지 않은 내역인 상여금을 조정하려는 의도다. 연봉은 매년 갱신되니, 갱신 되기 직전, 상여금 제도를 개편하여 적용하면 문제가 없다. 연봉 인상을 어떻게든 방어하려는 노력이 가상하기 짝이 없다. 그렇게까지 직원의 사기를 꺾어야할까.



최저임금 인상으로 압구정의 모 아파트는 경비직 인원을 전원 해임하고, 업체를 통해 경비 인원을 보충하겠다는 의견을 발표하여 사회적으로 논란이 된 한 편, 인원 감축에 대한 얘기가 속속들이 나오면서 우리나라의 '제너럴리스트' 우대가 얼마나 강한지를 알 수 있다. '모든 걸 다 할 수 있다'는 건, '모든 걸 다 할 수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모든 걸 뚫을 수 있는 창과 모든 걸 막을 수 있는 방패의 이야기처럼. 직원 1인에게 맡길 수 있는 최대한의 일을 맡기고, 그것을 감당하게 하는 것이 당연한 우리의 모습에 대조적으로 외국계 기업은 '스페셜 리스트'를 찾는다. '그 일은 그 사람에게' 맡기고 다른 일에 전념할 수 있는 구조는 우리가 말하는 의지와 신뢰, 상생의 모습과 닮았다. 하지만 우리는 상생의 시대에 역행하며 신뢰를 저버리고 있는 중이다. '너는 그 일만 하는 사람이 아니니, 다른 일도 하고, 또 다른 일도 하다가, 그건 싸게 들어온 쟤한테 맡기고 너는 또 이런 일도 해.'라는.


최저임금 인상은 말 그대로 최저임금의 인상으로 그치게 되는 것이 아니라, '적은 인원 고효율'에 대한 진짜 의미를 제대로 깨우치게 하는, 꼭 한번 거쳐야 할 성장통이다. 모두가 한 가지씩만 품어도 세상은 돌아갈 수 있다. 기업의 이윤만을 추구하게 된다면 그걸 지탱하는 우리는 얼마나 더 많은 것을 짊어져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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