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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이야기

영화 안녕, 나의 소울메이트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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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후기를 쓰겠다며 포털에 안녕, 나의 소울메이트를 검색하자마자 마음이 먹먹해진다. 이 영화는 그런 영화다. 고맙고, 밉고, 그런 영화.

영화 안녕, 나의 소울메이트는 칠월여안생七月與安生이라는 제목이 훨 나을 것 같은 제목이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은 이런 영화 안좋아하니까 할말하않.

우리나라에 대중적인 드라마였던 소울메이트와는 다른 소울메이트가 찾아온 영화다. 어린 시절을 기억하게 하는.


칠월과 안생, 두 사람의 이야기. 이름이 참 독특하다. 여주인공 두 사람은 중국 3대 영화제인 금마장에서 공동 여우주연상을 받을 만큼, 이 영화가 중국에서 인정 받았음을 보여주는데, 사실 나도 이 영화를 보면서 박수를 치고 싶었다. 그리고 친구들에게 연락했다. "너랑 나 같은 영화가 나왔어."라고. 뭐, 그들은 공감할지 모르겠지만.


열세살의 어린 나이, 장난꾸러기로 만난 두 사람이 친구가 되어, 친구의 집에 방문하게 되고, [부모님도 아는 친구 사이]가 되면서 그들은 극도로 가까워진다. 그들의 성장기를 13년에서 27년까지, 15년간 따라가는 이 영화는 지금 어린 나이인 친구들보다는 80년대생이 보는 것을 추천한다. 편지를 쓴다거나 2G폰을 쓴다거나 하는 우리 추억의 요소가 영화 속에 있기 때문이다. 



둘 밖에 없던 그들은 키도 비슷하고 가슴 크기도 비슷했지만, 조금씩 자라면서 다른 곳을 바라보게 된다. 부모님의 기대에 부응하며 자란 칠월은 명문대 입시를 준비하는 고등학생으로, 부모님을 벗어나고 싶었던 안생은 직업학교로 진로를 결정하고, 점차 다른 인생을 살게 되면서 이 영화에서의 갈등이 증폭되기 시작한다. 물론 칠월의 남자친구가 제일 문제였지만...


우리나라 시트콤처럼 친구의 남자친구에게 "너 내 친구한테 잘하는지 두고 보겠어!"하는 말을 한 것만으로 칠월의 예비 남자친구는 안생에게 한 눈에 반하고, 칠월은 그것도 모르고 남자친구에게 고백하고, 둘은 사귀게 되고... 그런 애매한 삼각관계 속에서 그들은 서로를 참는 사이가 되어 버린다. 그 관계를 못견딘 안생은 친구인 칠월을 위해 고향을 떠나고, 칠월은 잡지 않는다.


고향에 안주한 칠월과 두려움을 즐기는 두 사람 안생과 가명은 점점 서로 어긋나고. 도시에서 만난 안생과 가명을 목격하게 된 칠월은 결국 안생과 돌아서게 된다.

그리고...


영화를 보는 내내 안생이 매력적으로 느껴졌고, 이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안생의 어디로 튈지 모르는 성격을 아름답게 표현하고 있다. 그런데 보는 내내 안생을 볼수록 애쓰고 힘들어하는 안생의 뺨을 후려치고 싶은 마음을 금할 수가 없다. 칠월이 붙잡아주길 바라면서 자꾸만 어긋나는 안생. 그리고 오랜 기간 자신의 삶을 생각해본 적 없이 고여있던, 썩어있던 마음을 드러내는 칠월. 


항상 같고 같은 곳을 바라본다고 했던 우리는 언젠가 어긋남을 경험한다. 그때의 상실감은 어떻게 해도 극복할 수가 없다. 아니라고 변명해보아도 다르단 건 사실이고, 돌이키려 할 수록 비참해진다. 칠월과 안생은 서로가 다르다는 걸 알면서 성장하는 우리의 모습을 이 영화 안녕, 나의 소울메이트가 보여준다. 이 영화는 너무 사실적이어서 두렵다.


얼마전 친구와 크게 다투었다. 자꾸만 나를 부럽다고 하는 친구. 하지만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던 그 친구는 이 영화를 보고 칠월을 보고 나면 무슨 생각을 할까?

칠월이 했던 말이, 침대에 누워 안생을 보며 울던 칠월의 표정이 떠오른다. "나도 너처럼 자유롭고 싶어." 더 이상 자유롭지 않던 안생에게 했던 그 말과 표정이. 안생은 정말 자유로웠을까? 모든 비밀을 품고, 안생은 그렇게 살아간다. 안녕, 나의 소울메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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